천년왕국(千年王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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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왕국(millennium)의 문제는 요한계시록 20:1-10에 대한 해석의 문제이다. 요한계시록 20:1-10의 말씀은 다음과 같다:

또 내가 보매 천사가 무저갱 열쇠와 큰 쇠사슬을 그 손에 가지고 하늘로서 내려와서 용을 잡으니 곧 옛 뱀이요 마귀요 사단이라. 잡아 일천년 동안 결박하여 무저갱에 던져 잠그고 그 위에 인봉하여 천년이 차도록 다시는 만국을 미혹하지 못하게 하였다가 그 후에는 반드시 잠깐 놓이리라. 또 내가 보좌들을 보니 거기 앉은 자들이 있어 심판하는 권세를 받았더라. 또 내가 보니 예수의 증거와 하나님의 말씀을 인하여 목 베임을 받은 자의 영혼들과 또 짐승과 그의 우상에게 경배하지도 아니하고 이마와 손에 그의 표를 받지도 아니한 자들이 살아서 그리스도로 더불어 천년 동안 왕노릇하니 그 나머지 죽은 자들은 그 천년이 차기까지 살지 못하더라. 이는 첫째 부활이라.

요한계시록 20장에 언급된 천년왕국은 문자적으로 성취될 것인가, 아니면 단지 어떤 상징인가? 또 천년왕국은 시간적으로 요한계시록 19장에 이어지는 사건인가, 아니면 시간적 전후 관계가 없는 독립적 사건이나 사실인가? 요한계시록의 말씀과 신약성경의 다른 부분들, 특히 복음서들와 바울 서신들의 말씀들은 어떻게 조화될 수 있는가?

천년왕국에 대해, 무천년설, 후천년설, 세대주의 전천년설, 역사적 전천년설 등 네 가지 견해가 있다. 개혁교회의 성경학자들은 무천년설 내지 후천년설을 선호하였으나, 우리나라에 온 초기 선교사들 중에는 역사적 전천년설을 가진 자들이 있었고 그것은 한국의 보수적 장로교회의 전통처럼 되었다. 그러면 각 견해를 살펴보자.

 

무천년설(無千年說, Amillennialism)

무천년설이란, 요한계시록 20장에 언급된 천년왕국이 문자적으로 ‘천년’ 동안의 지상 왕국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고 단지 신약 교회 시대에 대한 상징이라고 보는 견해이다. 이것은 초대교회 때에 어거스틴, 종교개혁시대에 루터와 칼빈, 그리고 근대에 와서 아브라함 카이퍼, 헤르만 바빙크, 루이스 벌코프 등이 가졌던 견해이다.

무천년설이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두 가지인데, 첫째로 신약성경의 다른 곳에는 천년왕국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는 것과, 둘째로 성경이 전체적으로 의인들과 악인들의 부활과 심판을 동시에 일어날 사건으로 묘사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다니엘 12:2, “땅의 티끌 가운데서 자는 자 중에 많이 깨어 영생을 얻는 자도 있겠고 수욕을 받아서 무궁히 부끄러움을 입을 자도 있을 것이며.” 마태복음 13:41-43, “인자가 그 천사들을 보내리니 저희가 그 나라에서 모든 넘어지게 하는 것과 또 불법을 행하는 자들을 거두어 내어 풀무불에 던져 넣으리니 거기서 울며 이를 갊이 있으리라. 그 때에 의인들은 자기 아버지 나라에서 해와 같이 빛나리라.” 요한복음 5:28-29, “무덤 속에 있는 자가 다 그의 음성을 들을 때가 오나니 선한 일을 행한 자는 생명의 부활로, 악한 일을 행한 자는 심판의 부활로 나오리라.” 마태복음 25장에 나오는 열 처녀의 비유와 양과 염소의 비유에서도 그러하다. 데살로니가후서 1:7-9, “주 예수께서 저의 능력의 천사들과 함께 하늘로부터 불꽃 중에 나타나실 때에 하나님을 모르는 자들과 우리 주 예수의 복음을 복종치 않는 자들에게 형벌을 주시리니 이런 자들이 주의 얼굴과 그의 힘의 영광을 떠나 영원한 멸망의 형벌을 받으리로다.” 베드로후서 3:10-13, “그러나 주의 날이 도적같이 오리니 그 날에는 하늘이 큰 소리로 떠나가고 체질이 뜨거운 불에 풀어지고 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일이 드러나리로다[모든 것이 불타버리리라]. . . . 그 날에 하늘이 불에 타서 풀어지고 체질이 뜨거운 불에 녹아지려니와 우리는 그의 약속대로 의의 거하는 바 새 하늘과 새 땅을 바라보도다.”

그러나 무천년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평할 수 있다. 첫째로, 요한계시록이 종말 예언에 있어서 독특한 성격과 권위를 가지기 때문에, 비록 신약성경의 다른 곳에 천년왕국에 대한 언급이 없다 할지라도 천년왕국은 가능하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요한계시록 1:19, “그러므로 네 본 것과 이제 있는 일과 장차 될 일을 기록하라.” 더욱이, 요한계시록 22:18-19에서 주께서는 요한계시록의 예언의 말씀들을 가감(加減)하는 자들에게 엄중히 경고하셨다.

둘째로, 요한계시록 20장에 6번이나 언급된 ‘천년’을 단순히 신약 교회 시대의 상징이라고 해석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태도인가?

셋째로, 무천년설은 ‘사탄의 결박’에 대해 적절하게 해석하기 어려워 보인다. 요한계시록 20:2-3, “용을 잡으니 곧 옛 뱀이요 마귀요 사단이라. 잡아 천년 동안 결박하여 무저갱에 던져 잠그고 그 위에 인봉하여 천년이 차도록 다시는 만국을 미혹하지 못하게 하였다가 그 후에는 반드시 잠깐 놓이리라.” 과연 신약 교회 시대가 여기 묘사된 대로 사탄이 결박된 시대인가? 신약 교회 시대는 요한계시록 6-19장에 묘사된 환난 시대 곧 사탄의 활동과 미혹이 존재하는 시대가 아닌가? 사도들은 이미 종말의 징조가 시작되었다고 느끼지 않았던가?(요일 4:3). 신약 교회 시대가 그러하였다면, 어떻게 그것이 동시에 천년왕국으로 묘사될 수 있겠는가?

 

 후천년설(後千年說, Postmillennialism)

후천년설이란, 요한계시록 20장의 천년왕국이 신약 교회 시대 후기(後期)에 있을 기독교 황금시대를 가리키며 그 후에 주의 재림이 있을 것이라는 견해이다. 이것은 촬스 핫지, 윌리암 쉐드, 로버트 댑니, 벤자민 워필드 등 유력한 장로교 신학자들이 가졌던 견해이었다.

후천년설이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무천년설에서와 같이, 신약성경의 다른 곳에 천년왕국이 언급되어 있지 않다는 것과 성경이 전체적으로 의인과 악인의 부활과 심판을 동시에 일어날 사건으로 묘사한다는 것이다. 거기에 더하여, 후천년설은 천년왕국에서의 ‘사탄의 결박’이 신약 교회 시대 전체에 해당되지 않고 그 시대 후기에 기독교 복음이 꽃피어 그 영향력이 온 세계에 미치는 때에 해당된다고 본다.

그러나 후천년설에 대해 다음과 같이 비평할 수 있다. 첫째로, 이 견해는 말세의 징조들에 대한 성경의 교훈과 조화되지 않는다. 성경은 말세에 고통하는 시대, 배교의 시대가 올 것을 예언한다. 마태복음 24:11, “거짓 선지자가 많이 일어나 많은 사람을 미혹하게 하겠으며.” 디모데후서 3:1-2,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리니 이는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긍하며 교만하며.” 디모데후서 4:3-4, “때가 이르리니 사람이 바른 교훈을 받지 아니하며 귀가 가려워서 자기의 사욕을 좇을 스승을 많이 두고 또 그 귀를 진리에서 돌이켜 허탄한 이야기를 좇으리라.” 요한일서 4:3, “[거짓 선지자가] 오리라 한 말을 너희가 들었거니와 이제 벌써 세상에 있느니라.”

둘째로, 후천년설은 요한계시록 19-20장의 사건들의 순서에 조화되지 않는다. 요한계시록의 사건들의 순서는 ① 대환난시대(6-18장), ② 그리스도의 재림(19:11-16), ③ 적그리스도와 거짓 선지자의 멸하심(19:19-21), ④ 천년 동안의 사탄의 결박(20:2), ⑤ 첫째 부활(20:4-5), ⑥ 천년 동안의 왕노릇(20:4, 6), ⑦ 천년 후 사탄이 놓여 땅의 백성들을 미혹하여 전쟁케 함(20:7-9), ⑧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저희를 소멸함(20:9), ⑨ 사탄이 불못에 던지움(20:10), ⑩ 마지막 심판(20:11-15) 등이다. 그러나 후천년설은 천년간 사탄의 결박과 첫째 부활과 천년 동안 왕노릇함을 대환난시대보다 앞에 두어야 하며 (후천년설에서도 대환난을 재림 직전의 징조로 보기 때문에), 천년 후 사탄이 놓여 땅의 백성들을 미혹하여 전쟁케 함과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저희를 소멸함을 대환난시대와 그리스도의 재림으로 보아야 할 것이지만, 그것들은 본문 해석상 매우 부자연스럽다.

셋째로, 후천년설은 특히 제1, 2차 세계대전 후 현시대의 불안한 상황과 조화되지 않는다. 21세기는 밝은 전망보다는 어두운 전망을 가지고 있다. 어느 시대나 그러했겠지만, 현시대는 이단, 배교, 기근, 질병, 전쟁, 낙태, 동성애 등 여러가지 문제들을 안고 있다. 신약 교회 시대 후기의 복음의 황금시대라는 관념은 현실성이 없어 보인다.

 

 세대주의 전천년설(Dispensational Premillennialism)

전천년설(前千年說)이란, 천년왕국을 주의 재림 후에 있을 문자적 천년왕국으로 보는 견해인데, 역사적 전천년설과 세대주의 전천년설이 있다. 세대주의 전천년설228)이란 천년왕국을 유대인들의 천년왕국, 즉 구약적 성격의 천년왕국으로 본다. 이 견해는 이사야(사 65:20, 25)와 에스겔(겔 40-48장; 45:17; 46:3, 13) 등의 이스라엘의 회복에 대한 예언들이 천년왕국에서 문자적으로 성취되며 예루살렘 성전이 재건되고 짐승 제사들과 절기들이 회복된다고 본다.

세대주의 전천년설의 근거로 제시되는 것은, 첫째로 요한계시록 19, 20장을 시간 순서로 보아서 19장에 예언된 그리스도의 재림 후 20장에 예언된 천년왕국이 있을 것이라는 것과, 둘째로 이스라엘의 회복에 대한 구약의 예언들이 문자적으로 성취될 것이라는 것이다. 세대주의의 특징은 성경 해석에 있어서의 문자주의이다. 따라서 장차 이루어질 천년왕국의 성격은 구약적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견해는 다음과 같이 비평할 수 있다. 첫째로, 요한계시록 20장의 천년왕국에 대한 문자적 해석은 좋으나, 신약성경에 그 외의 부분들은 천년왕국에 대해 침묵하고 있고 또 예수께서 재림하심으로 의인들과 악인들이 동시에 부활하고 동시에 마지막 심판을 받을 것으로 묘사한다는 점을 쉽게 무시할 수 없다.

둘째로, 특히 구약 예언들에 대한 문자주의적 해석은 정당치 못하다. 성경의 문자적 해석은 일반적으로 건전한 해석 원리이지만, 성경의 예언들과 상징들에 대해서는 문자적으로만 해석할 수 없다. 신약성경 자체가 때때로 구약성경을 영적으로 해석한다. 예를 들어, 바울은 갈라디아서 3:29에서 예수 믿는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을 아브라함의 자손이라고 불렀다.

셋째로, 가장 중요한 점은, 신약성경이 구약시대의 성전 제도, 제사들, 절기들 등 소위 의식법(儀式法)을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사역으로 폐지되었다고 선언한다는 것이다. 골로새서 2:16-17, “그러므로 먹고 마시는 것과 절기나 월삭이나 안식일을 인하여 누구든지 너희를 폄론[판단]하지 못하게 하라. 이것들은 장래 일의 그림자이나 몸은 그리스도의 것이니라.” 히브리서 8:13, “새 언약이라 말씀하셨으매 첫것은 낡아지게 하신 것이니 낡아지고 쇠하는 것은 없어져가는 것이니라.” 그러므로 예수께서 재림하신 후 천년왕국시대에 구약의 성전 제도와 제사들, 절기들이 다시 있을 것이라는 구약 예언들의 문자적 해석은 신약 계시의 빛 아래서 용납되기 어렵다. 구약의 의식법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오심으로 폐지되었는데, 어떻게 그림자와 같은 법들에 규정된 의식들이 그 실체(實體)가 오신 이후에도 행해질 수 있겠는가? 그러므로 세대주의적 견해는 받아들이기 어렵다.

 

 역사적 전천년설(Historical Premillinnialism)

역사적 전천년설은, 주의 재림 후 천년왕국이 있다고 보는 점에서는 세대주의 전천년설과 같으나, 천년왕국을 신약적 성격의 나라로 보는 점에서 세대주의적 견해와 다르다. 이것은 초대교회에 저스틴, 이레니우스, 터툴리안 등의 교부들이 가졌던 견해이었으므로 ‘역사적 전천년설‘이라고 부른다. 근대에 벵겔, 고데, 랑게, 알포드, 엘리콧, 잔 등 성경주석가들이 이 견해를 취하였다. 한국 장로교회는 초기 평양신학교 조직신학 교수 이눌서(레이놀드) 선교사를 통해 전천년설을 전수받았고 그 후 장로교 총회신학교에서 오랫동안 조직신학을 가르쳤던 박형룡 박사에 의해 이 견해가 전수되었다.

역사적 전천년설의 근거는 그것이 요한계시록의 본문에 가장 적합하다는 점이다. 요한계시록의 사건들의 순서는 ① 대환난시대(6-18장), ② 그리스도의 재림(19:11-16), ③ 적그리스도와 거짓 선지자를 멸하심(19:19-21), ④ 천년 동안의 사탄의 결박(20:2), ⑤ 첫째 부활(20: 4-5), ⑥ 천년 동안의 왕노릇(20:4, 6), ⑦ 천년 후 사탄이 놓여 땅의 백성들을 미혹하여 전쟁하게 함(20:7-9), ⑧ 하늘에서 불이 내려와 저희를 소멸함(20:9), ⑨ 사탄이 불못에 던지움(20:10), ⑩ 마지막 심판(20:11-15). 이 사건들을 문자적 순서로 보면, 사탄이 결박되는 때는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직후, 즉 짐승과 거짓 선지자가 지옥 불못에 던지운 직후이다. 재림의 주께서 사탄으로 하여금 세계 만국을 미혹하지 못하게 하심으로 평화의 시대가 올 것이다.

첫째 부활에 참여하여 천년왕국에서 심판 권세를 받고 그리스도와 더불어 왕노릇할 자들(4절)은 누구인가? 그들은 순교자들과, 적그리스도의 표를 받지 않고 그 우상에게 절하지 않은 참된 성도들이다. 첫째 부활(5절)은 예수 믿는 성도들의 부활이다. 그러면 둘째 부활은 악인들의 부활이다. 또 부활한 성도들의 통치를 받는 자들은 누구인가? 그들은 그 때에 세상에 남아 있는 믿지 않는 자들이다. 그들이 8절에 나오는 ‘땅의 사방 백성 곧 곡과 마곡’이며 마지막으로 성도들의 진과 사랑하시는 성을 둘러 전쟁을 일으킬 자들이다.

그러나 역사적 전천년설에도 어려운 점이 없지 않다. 신약성경은 요한계시록 외에서 천년왕국에 대해 침묵한다. 또 신약의 종말론에서 천년왕국의 필요성과 중요성은 매우 약해 보인다.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 이후에 과연 천년 동안의 긴, 그러나 임시적인 왕국이 필요하며 의미가 있는 것인가? 또 신약성경이 주의 재림 때에 의인들과 악인들이 다 부활하고 마지막 심판대에 서게 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다는 점은 천년왕국에 대한 문자적 신념을 약화시킨다.

천년왕국은 성경의 교리들 중에서 매우 난해한 문제이다. 세계적으로 장로교회의 전통적 견해는 무천년설 내지 후천년설이었고, 한국 장로교회의 전통적 견해는 역사적 전천년설이었다. 한국 장로교회의 보수신학의 틀을 세웠던 고 박형룡 박사는 이런 어려움을 인식하면서 천년왕국 문제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온건한 결론을 내렸다:

천년기를 중심으로 하여 갈라진 재림 삼론은 교파의 구별 없이 정립(鼎立)하여 개인들의 자유 취사를 기다리게 된다. 그것은 대교파들의 신경(信經)들이 이 삼론에 대하여 취사를 행하지 않은 고로 아무라도 교회의 권위에 의하여 이것들의 시비(是非)를 결정하기 곤란한 때문이다. 다른 여러 가지 근본적인 신념들에서 서로 동의하는 같은 복음주의자들 사이에도 재림과 천년기 문제에 대해서는 삼론의 정립(鼎立)함을 피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교회의 지도자들과 신도들은 이 삼론의 하나를 자유로 취하되 다른 이론을 취하는 자들에게 이해와 동정으로 대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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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cafe.daum.net/cgsb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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